신·구 채권왕, 美 국채금리 하락 베팅…"장기 고금리는 어제 얘기"

입력 2023-10-24 18:41   수정 2023-10-25 02:19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과 빌 그로스 핌코 공동 창업자는 미국 월가의 채권 투자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그로스가 원조 채권왕이라면 애크먼은 2010년대 이후 주목받은 채권 거물이다.

미국 채권 투자의 신·구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일제히 경기 둔화 우려를 나타내자 월가에선 또다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불붙었다. 특히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것을 두고 ‘정점을 찍었다’는 진영과 ‘여전히 미국 경제의 회복력은 강하다’는 진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재정적자가 국채 금리 올려
미 국채 금리가 현재 최고점을 찍었다고 보는 이들은 그동안 국채 금리가 상승한 주된 이유를 채권 시장의 수급 여건에서 찾았는데, 경기가 둔화하면서 이 같은 상황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는 최근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 규모를 예상보다 늘렸다. 지난 7월 미국 재무부는 7~9월 순차입금 추정치가 1조달러라고 발표했다. 5월 초 예측한 7330억달러를 훨씬 뛰어넘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정부의 2023회계연도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6.3%에 달하는 1조6950억달러 규모였다. 재정수입 감소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23% 늘어났다.

하지만 이 같은 국채 시장의 수급 여건도 경기 상황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계속해서 나오면 미 국채 수요는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가능성도 커진다. 그로스는 경기 둔화의 증거로 자동차 대출을 언급했다. 그는 23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방은행의 대학살과 오토론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은 미국 경제가 유의미하게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국 오토론에서 60일 이상 연체한 금액 비중은 9월 6.1%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의 신용카드 연체율도 3분기 기준 2.77%로 2012년 3분기 이후 가장 높다. 뉴욕연방은행에 따르면 현재 신용카드 계좌는 2019년보다 7000만 개 늘어났으며, 총 신용카드 부채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경기 여전히 강해”
반면 미국의 경제 체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미국의 3분기 실질 GDP 증가율 추정치를 3.7%에서 4%로 상향 조정했다. 경제컨설팅사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역시 3분기 추정치를 4.4%에서 4.6%로, 4분기 전망치는 1.0%에서 1.2%로 높여 잡았다.

이들이 GDP 증가율 추정치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고용지표 덕분이다.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9월 33만6000개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17만 개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고용이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봤다. 지난 17일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하며 WSJ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2%)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소매판매는 8월에 전월 대비 0.8%(수정치) 늘어난 데 이어 9월 들어서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마크 지아노니 바클레이스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이 돈을 더 편안하게 지출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인한 영향을 경제가 떨쳐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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